승무원을 준비하던 시절, 나는 늘 하늘을 올려다보곤 했다.
지나가는 비행기를 바라보며 ‘저곳에서 일하면 어떤 기분일까?’ 하는 상상을 수없이 했다.
그리고 그렇게 꿈꾸던 자리에,
나는 11년 동안 한 저비용항공사의 객실 승무원으로 몸을 담았다.
수많은 이착륙과 계절의 흐름 속에서,
비행은 어느 순간 나의 일상이 되었고, 삶 자체가 되었다.
하지만 승무원의 세계는 누군가의 SNS에서 보이는 화려함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.
하늘 위에서의 미소 뒤에는 보이지 않는 노력이 있고,
승객 한 사람을 응대하는 순간에도 복잡한 감정과 판단이 교차한다.
또한 신입 시절의 떨림, 첫 비행의 긴장감,
조직문화 속에서 적응하기 위한 작은 몸짓들,
그리고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흔들린 마음까지—
이 모든 것이 승무원이라는 직업을 이루는 진짜 이야기다.
나는 이 책에서 그 진짜 이야기들을 나누고자 한다.
특히 아직 승무원을 꿈꾸고 있는 사람들에게
‘준비 과정에서 어떤 마음이 드는 것이 정상인지’,
‘지금 느끼는 불안이 나만의 문제가 아닌 이유’,
‘인터뷰와 실습 과정에서 무엇을 바라봐야 하는지’
그 모든 것을 솔직하게 전하고 싶다.
강의 현장에서 만난 학생들은 늘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었다.
“제가 잘하고 있는 게 맞나요?”
“다른 사람들보다 많이 늦은 건 아닐까요?”
“전 자신감이 없어요.”
그 질문들은 모두 내가 한때 스스로에게 던졌던 질문들이기도 했다.
그래서 나는, 그들의 불안을 조금이라도 덜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.
그리고 지금은 그 마음을 조금 더 넓혀,
이 책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다.
승무원으로 근무하며 겪은 수많은 에피소드들은
누군가에게는 전혀 새로운 세계일 것이다.
그 에피소드 속에는 승객의 따뜻한 말 한마디가 주는 희망,
예기치 못한 상황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얻게 된 내적인 성장,
동료들과 부딪히고 화해하며 배운 관계의 기술,
그리고 내가 ‘어른이 되어가는 시간’이 담겨 있다.
그리고 승무원을 떠나기로 결정한 이후의 삶에서는
또 다른 배움이 기다리고 있었다.
직업 정체성을 내려놓는 두려움,
새로운 길을 찾아야 한다는 막막함,
그리고 다시 나를 알아가는 과정까지.
그 모든 경험은 지금의 나를 만드는 소중한 조각들이다.
승무원을 꿈꾸는 당신에게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.
“이 직업은 그저 화려한 직업 그 이상입니다.
준비하는 마음부터 떠나온 뒤의 시간까지,
그 과정 모두가 당신을 성장시키는 여정이 될 것입니다.”
이 책은 단순히 승무원이 되는 법을 알려주는 안내서가 아니다.
준비생의 마음, 현직의 현실, 퇴사 이후의 불안과 재탄생까지—
승무원의 생애 곡선을 한 사람의 시선으로 담아낸 기록이다.
나는 이 여정을 먼저 걸어온 사람으로서,
때로는 선배로, 때로는 동료로, 때로는 한 사람의 친구로
당신에게 이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.
당신이 꿈꾸는 ‘하늘’이 결코 막연한 꿈이 아니기를.
그리고 언젠가 당신의 삶에도
부드럽게 이륙하는 순간과 안정적으로 착륙하는 순간이 함께하기를.
이 책이 그 여정의 작은 등불이 되기를 바란다.